마리오네트1 죽음을 보는 소년과 신사 모자 마리오네트 마침내 마리오네트를 속박하고 있던 줄이 끊어지며 그는 버려진 상자에서 눈을 떴다. 열쇠구멍 사이로 찬란하게 들어오던 햇살은 상자를 열자 곧 퀴퀴한 쓰레기 더미 위를 내리쬐는 햇살로 바뀌었다. 팔과 다리, 몸통과 머리마저도 나무로 된 그는 마치 신사 모자를 쓴 목각인형처럼 보였다. 거미줄로 감겨있던 상자 밖으로 나오자 그는 오래도록 잊었던 마리오네트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. '왼쪽 발, 오른쪽 손은 위로, 또 왼쪽발...' 한참 춤을 추던 그는 자신의 머리로 강하게 내리쬐이는 햇볕을 느꼈다. 그러나, 그가 햇볕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그의 신사 모자가 반쯤 타들어간 뒤였다. 그는 추던 춤을 뒤로 하고 쓰레기 더미 밑 그늘로 향했다. 그늘 밑으로 앉은 그는 타들어간 신사 모자를 손에 쥐고 차가운 입김을 .. 2024. 12. 20. 이전 1 다음